지역복지관 중장년 수업 내용 모음을 떠올리면, 제 인생의 작은 전환점 같은 기억이 떠오릅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던 제가 어느 날 우연히 발을 들였던 복지관, 거기서 경험한 시간들은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를 주었습니다. 그저 시간을 보내려 시작했는데, 돌아보니 제 마음 한편을 꽉 채워주는 기억으로 남아 있네요.
첫 만남의 긴장과 호기심
문 앞에서 머뭇거리던 순간
회사에서 퇴근하고 곧장 집에 가기엔 아쉬운 날이었습니다. 괜히 마음이 답답해서 발걸음을 돌렸는데, 눈앞에 보인 건 동네 지역복지관이었죠. 입구에 붙은 안내판에 ‘중장년 대상 프로그램 수강생 모집’이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습니다. 순간 망설였어요. ‘내가 여기 들어가도 될까? 괜히 어색하면 어떡하지?’ 하면서요. 그래도 마음속에서 작은 호기심이 고개를 들더군요.
처음 수업에 앉아본 날
결국 들어가서 가장 먼저 들은 수업은 요가였습니다. 강당 같은 공간에 매트가 쫙 깔려 있었는데, 다들 이미 자리에 앉아 스트레칭을 하고 있더군요. 저도 서둘러 매트를 펴고 앉았는데, 동작을 따라 하는 게 영 쉽지 않았습니다. 몸은 뻣뻣하고, 호흡은 자꾸만 거칠어지고… 순간 ‘아, 괜히 들어왔나 보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옆에 계신 분이 “처음엔 다 그래요. 조금만 하면 금방 익숙해져요” 하고 웃어주시는데, 그 말 한마디가 묘하게 힘이 됐습니다.
시행착오와 작은 실수들
잘못 들어간 교실에서 생긴 해프닝
한 번은 정말 웃지 못할 실수를 했습니다. 요가 수업이 있는 줄 알고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스마트폰 활용반이었어요. 다들 휴대폰 화면에 집중하는데 저 혼자 요가복을 입고 앉아 있으니 얼마나 민망하던지요. 순간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강사님이 “괜찮으니 앉아서 들어보세요. 다음에 도움 될 거예요”라고 하셔서 결국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어색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덕분에 스마트폰으로 사진 정리하는 방법도 배우게 됐습니다.
영어 회화 시간의 당황스러움
영어 회화 수업에 도전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강사님이 간단한 문장을 던져 주셨는데, 입이 도통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다른 분들은 “Nice to meet you”를 자연스럽게 말하는데, 저는 입술만 달싹거리고 말았어요. 그 순간 얼굴이 빨개져서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속으로 ‘에이, 이건 나랑 안 맞는구나’ 하고 포기하고 싶었는데, 수업 끝나고 한 분이 “저도 똑같이 말이 안 나왔어요. 다음엔 같이 연습해요”라고 해주셔서 마음이 조금 풀렸습니다.
컴퓨터 교실의 실수담
또 기억나는 건 컴퓨터 기초반에서 마우스를 잘못 눌러 버린 일이에요. 화면이 꺼져 버리니 강사님이 오셔서 다시 켜주셨는데, 그때 얼마나 당황했던지 모릅니다. 다 비슷해 보이는 버튼 중에 괜히 하나 눌렀다가 그렇게 된 건데, 옆자리에서 웃으며 “저도 지난번에 그랬어요”라고 말해 주시더군요. 그 말을 듣고 나니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터닝포인트가 된 순간
생활요리 수업에서 얻은 자신감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제게 전환점이 된 건 생활요리 수업이었습니다. 김치전을 만들었는데, 모양은 엉성했지만 맛은 제법 괜찮았습니다. 옆자리 분이 “생각보다 맛있어요”라고 해 주셨는데, 그 순간 가슴이 뭉클했어요. 작은 성공이 이렇게 큰 위로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새로운 인연과의 대화
수업을 거듭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분들이 생겼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서로 일상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친구처럼 가까워졌죠. 회사에서는 하지 못했던 사소한 이야기들을 그곳에서는 자연스럽게 털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가볍게 웃고, 때로는 진지하게 조언도 주고받으면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내가 복지관에서 처음 겪었던 순간들을 정리해본 기록
장면 | 구체적인 경험 | 그때 들었던 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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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앞에서 머뭇거림 | 퇴근 후 발걸음을 돌리다 복지관 앞에 서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한참 고민했습니다. 안내판에 중장년 수업 모집이라는 글씨를 보면서도 ‘내가 이런 데 가도 될까’라는 생각이 자꾸 맴돌았죠. | 괜히 들어갔다가 낯설면 어쩌나 싶어 긴장감이 컸습니다. 누군가 쳐다보는 것도 아닌데 혼자만 눈치 보며 주저앉아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
첫 요가 수업 | 매트 위에 앉아 다리를 뻗는 순간부터 몸이 굳어져 따라 하기 힘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유연하게 잘하는데, 제 동작은 어설프고 땀이 줄줄 흘러 속으로 후회까지 했습니다. | 스스로 민망하고 위축됐지만, 옆자리 분이 “처음엔 다 그래요”라며 건넨 말이 묘하게 힘이 돼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
잘못 들어간 교실 | 요가 수업이라 착각하고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스마트폰 활용반이었습니다. 저는 요가복 차림으로 앉아 있었고 모두가 휴대폰을 들여다보니 정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 얼른 나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강사님이 “그냥 앉아 들어보세요”라 하셔서 마음이 풀렸습니다. 덕분에 의외로 사진 정리하는 방법도 배우게 됐습니다. |
영어 회화 수업 | 간단한 문장을 따라 말하는 시간인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분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로 인사하는 동안 저는 그냥 웃기만 했습니다. | 당황스럽고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그래도 끝나고 한 분이 “다음에 같이 해봐요”라고 말해주셔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
컴퓨터 기초반 | 마우스를 잘못 클릭해 화면을 꺼버렸습니다. 강사님이 다시 켜 주셨는데 순간 교실 분위기가 다 제 탓인 것 같아 괴로웠습니다. | 그때 옆자리 분이 “저도 지난번에 그랬어요”라고 웃으며 말해주셔서 큰 위로가 됐습니다. |
일상 속에 스며든 변화
배운 것을 활용하는 즐거움
요가에서 익힌 호흡법은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거든요. 스마트폰 활용반에서 배운 기능은 업무에도 유용했습니다. 예전엔 파일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척척 해내니까 동료들이 “이건 어떻게 하는 거예요?” 하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제가 알려주는 입장이 되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하루가 달라진 느낌
예전에는 퇴근 후 집에 오면 텔레비전만 켜 두고 멍하니 시간을 보낼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복지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하루가 풍성해졌습니다. 새로운 걸 배우는 즐거움, 사람들과의 대화, 작은 성취감이 하루를 더 빛나게 만들었습니다.
지금의 생각과 다짐
그날의 선택이 만든 변화
돌아보면, 지역복지관 중장년 수업 내용 모음을 처음 본 날의 망설임이 오히려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같습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으로 시작했지만, 그 한 발자국이 지금의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마음속에 남은 말 한마디
결국 중요한 건 잘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서툴러도 괜찮고,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소중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비슷한 고민을 한다면 이렇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시작은 늘 서툴지만, 그 순간이 인생을 바꾸는 씨앗이 됩니다.”
지금도 제 일상 속에는 지역복지관 중장년 수업 내용 모음이 남아 있습니다. 그때의 어설픈 발걸음이 결국 제 삶을 따뜻하게 채워 주었다는 걸,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