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수익 극대화’라는 말에 혹했어요
처음 레버리지 ETF를 접한 건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이었어요. 어느 날 ‘레버리지 ETF로 수익률 200% 달성한 비법!’ 이런 영상 제목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때는 딱히 의심 없이, “우와 진짜 이런 방법이 있구나” 하면서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 시점이 2021년 중순쯤이었는데, 그 전부터 주식투자는 계속하고 있었거든요. 국내 주식 위주로만 하다가 해외 ETF에도 발을 들였고, 점점 관심이 커지다 보니 레버리지 상품까지 궁금해졌죠.
그러다 알게 된 게 ‘TIGER 200선물레버리지’라는 국내 ETF였고, 미국 쪽에서는 ‘ProShares Ultra QQQ’ 같은 2배짜리 상품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처음엔 솔직히 수익률이 너무 매력적으로 보여서 ‘왜 이걸 지금 알았지?’ 싶었죠.
처음 경험한 레버리지 ETF의 묘한 중독성
처음 매수한 건 소액으로 TIGER 200선물레버리지였어요. 그때 코스피가 2,900선쯤이었는데, 단기 반등을 노리고 100만 원 정도 들어갔죠.
그런데 정말 며칠 사이에 5%가 오르더라고요. 일반 ETF였다면 2~3% 올랐을 수익인데, 2배짜리니까 그 이상이 나온 거예요.
이게 진짜 사람 심리를 자극해요. “이러다 한 달이면 20%, 30%도 가능하겠는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많은 금액을 넣게 되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면 더 좋겠다는 착각까지 들더라고요.
그때는 몰랐어요. 레버리지 ETF는 ‘단기용’이라는 걸요.
손실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찾아왔어요
2022년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가 터졌고, 시장은 한동안 출렁였어요. 그때 제가 들고 있던 레버리지 ETF는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고, 불과 일주일 사이에 -10%, -20%씩 하락하는 걸 체감했어요.
그걸 보면서 처음엔 “다시 오르겠지, 주식은 원래 이렇게 가는 거야” 하면서 버텼어요.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회복이 안 된다는 점이었어요.
심지어 지수 자체는 반등했는데, 레버리지 ETF는 예전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더라고요.
여기서 깨달은 게 있었어요. 레버리지 ETF는 장기보유할수록 수익이 쌓이는 구조가 아니라, ‘매일매일 수익률을 곱하는 방식’이라는 걸요.
쉽게 말해서 하루에 2% 오르고 다음 날 2% 내리면 원금은 그대로인 게 아니라 손실이 나요. 그걸 몰랐던 저는 계속 물타기를 했고, 결국 손실은 더 커졌어요.
뒤늦게 알게 된 구조의 함정
레버리지 ETF는 매일 기준 지수의 수익률에 곱해서 움직여요. 예를 들어 KOSPI200이 하루에 1% 오르면, 2배짜리 레버리지는 2% 오르고요.
문제는 장기적으로 시장이 횡보하거나 변동성이 클 때예요. 하루는 오르고, 다음 날은 빠지고 이런 흐름이 반복되면, 곱하기 구조 때문에 자산이 계속 깎여요.
제가 경험했던 것도 그랬어요. 3개월 넘게 들고 있었는데, 지수는 제자리로 돌아왔는데도 레버리지는 여전히 마이너스였어요.
이걸 보고 정말 충격받았어요. 단순히 지수만 회복하면 원금도 회복될 줄 알았거든요.
손실 정리 후 마음 다잡기
결국 6개월 정도 지나서 -27% 손실로 손절을 했어요. 원금 기준으로 약 130만 원 정도 손해를 봤죠.
처음엔 자괴감도 들고, “내가 왜 욕심부렸을까” 이런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이 경험 덕분에 한 가지 분명히 배웠어요. 레버리지는 ‘타이밍 싸움’이라는 거. 이걸 모르고 들어갔다가는 고스란히 손실만 안고 나올 수 있다는 걸 직접 느꼈어요.
지금도 가끔 레버리지 상품을 보긴 해요. 다만 아주 단기적인 트레이딩 용도로만 보고 있어요. 며칠 단위, 많아야 일주일.
그리고 포트폴리오 비중도 예전에는 30%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5%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어요.
레버리지 투자가 위험한 이유, 내 기준으로 정리해봤어요
제가 직접 겪은 걸 기준으로 왜 레버리지 장기투자가 위험한지 정리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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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리 손실 구조: 매일 수익률을 곱하다 보면 단기 등락에 민감해지고, 손실이 쌓이기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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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 어려움: 지수가 원위치 돼도 레버리지는 같은 가격으로 회복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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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압박: 변동성이 크니까 멘탈이 쉽게 흔들려요. 하루 5~6% 빠지면 주식보다 훨씬 무섭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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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 다른 결과: 수치적으로 계산한 수익률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아요.
이런 걸 미리 알고 시작했더라면, 애초에 장기투자 생각은 안 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어떻게 투자하고 있냐면요
이제는 장기투자는 일반 ETF, 특히 S&P500이나 KOSPI200 같은 ‘지수 추종형’ 위주로 해요.
레버리지는 정말 필요할 때만, 단기 변동성이 확실히 예상될 때만 사용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미국 CPI 발표 전후처럼 시장이 강하게 움직일 것 같은 날, 하루 이틀 정도 단기 트레이딩 개념으로 접근하는 정도예요.
그리고 절대 풀매수 안 해요. 일정 금액만 정해두고 그 이상은 절대 안 건드리는 식으로 원칙을 세웠어요.
마무리하며, 한 줄 정리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레버리지 ETF에 관심을 갖고 있고, 실제로 단기 수익을 얻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저처럼 아무런 구조도 모른 채 단순히 ‘두 배 수익’만 바라보고 장기투자하면, 돌아오는 건 마이너스 수익이에요.
직접 겪고 나니까, 레버리지는 진짜 타이밍 싸움이고, 장기투자에는 절대 맞지 않는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요.
한 줄 요약
“레버리지는 칼 같아요, 잘 쓰면 좋지만 오래 쥐고 있으면 다쳐요.”